보람을 느낍니다!

2015년부터 헤이그아동반환사건, 유아인도 사건들을 처리하면서 몇 가지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특히 유아인도 집행에 있어서 '아동의사'를 고려하도록 되어 있는 대법원재판예규 때문에 판결문이 종이짝처럼 취급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러던 중 2023년 러닝머신을 타는 외국인 아빠 존시치님의 헤이그아동반환 사건을 대리하면서 '헤이그사건' 유아인도 집행을 위해 새로운 예규가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었다. 당시 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유성민 보좌관님의 적극적 도움으로 존시치님의 사건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었고 그 후인 2024.4.1.자로 예규가 제정되어 존시치님은 아이들을 데리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존시치 사건의 집행과정을 통해 경험한 문제점들을 몇  가지 정리하여 대법원 행정처에 보냈었다 유아인도 관련 대법원 예규가 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담겨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대법원 예규 전면개정이 더욱 반갑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내어 개정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크게 느낀다.

~~~~~~2024.4월에 법원행정처에 제출한 제언서 중 일부 발췌~~~~~

-  헤이그아동반환사건 집행의 효율성 제고를 의한 제언

집행사건: 수원지방법원 2022본0000(9부)

채 권 자: 시치잔빈센트

채 무 자: 000

위 사건 집행과 관련하여 채권자(시치잔빈센트, 미국국적)의 집행대리인 변호사 김재련(법무법인 온세상)은 헤이그아동반환청구사건 집행과정에서 노출된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한 개선을 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제언을 드립니다.

                                 다     음 

1.  채권자가 2024.4.15. 유아인도 강제집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사건의 집행에 관한 예규(2024.4.1.시행됨) 적용으로 인해 ‘집행현장에서 아동의사를 묻지 않은 점’ 및 ‘아동전문가가 집행보조자로 투입된 점’에 기인합니다.

1. 집행과정에서 확인된 추가 문제점 및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한 제언

가. 유아인도 집행현장에서 확인된 문제점 및 개선방안 제언

0 강제집행의 특성상 집행현장에서 채무자가 이성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어렵습니다. 집행현장이 채무자의 주거지인 경우 채무자가 미성년 아동이 있는 공간 안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거나 우는 등의 행동을 취하게 되고, 미성년자녀들은 그와 같은 과정을 고스란히 목격해야 하는 바, 추후 아동들의 성장 과정에 ‘강제집행 현장에서의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0 ‘유아인도집행’과 관련하여 가정법원이 ‘유아인도’판결이 확정된 이후 이행명령, 과태료부과, 감치재판절차 진행에 있어서 채무자가 아동을 법원으로 데려오도록 한 후 법정 안에서 ‘유아인도’를 하는 방식을 취하여 채무자의 비이성적 행동을 막고, 추가로 겪지 않아도 되는 트라우마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참고로 2019년 수원가정원 감치재판사건에서 판사님 허락하에 법정에 사건본인이 출석하도록 한 후 법정에서 유아인도를 한 사례가 있음)

나. 집행 이후 출국과정에서의 문제점(여권발급사무 관련) 및 개선방안 제언

0 채권자는, 사건본인들과 함께 4.15. 밤에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인천공항 소재 출입국사무소에서 [사건본인 000이 2019년 대한민국으로 입국할 당시 ‘대한민국’여권을 이용한 바, 출국할 때도 대한민국 여권을 이용하여야 하며, 미국 대사관이 발행한 미국여권으로는 출국할 수 없다]는 이유로 출국수속을 밟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0 법무부는, ‘한국여권으로 입국하였을 경우 반드시 한국여권으로 출국하여야 한다’는 출입국관리법 내부규정을 위배하여 사건본인들이 미국여권으로 출국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약 2일 정도 외교부, 미대사관, 출입국관리본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0 채권자의 대리인들은, ‘헤이그국제아동탈취협약이행에관한법률 제3조(국가기관 등의 신속한 처리 의무) 조항에서 이 법에 따라 아동반환 절차 등에 관여하는 국가기관 등은 아동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협약과 이 법에 따른 아동반환 및 면접교섭권에 관한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동법 제3조 규정이 출입국관리법 내부지침에 우선하는 효력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헤이그아동탈취사건의 경우 확정된 법원판결에 의해 유아인도 집행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대사관을 통해 임시발급된 긴급여권’에 의해 아동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가기관이 조치하여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3) 개선방안 제언

0 헤이그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절차가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집행 이후 출국과정에 발생한 문제점을 반영하여 ‘헤이그국제아동탈취협약이행에관한법률’에 명시적으로 강제집행 이후 아동이 보유하고 있는 국적에 따른 여권이 발급된 경우 입국 당시 사용한 여권과 상관없이 긴급발급된 여권에 의한 출국이 가능하도록 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0 현재 출입국관리법의 내부지침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헤이그협약에 따른 유아인도 강제집행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채무자가 아동들을 위한 한국여권발급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탈취된 아동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 및 외교부 직원들이 개별사건에 투입해야 하는 불필요한 시간이 상당해 지는 바, 헤이그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에 출국시 사용가능한 여권에 관한 규정을 명시하는 법개정을 제언드립니다.

0 덧붙여 설명드리자면 현행 ‘헤이그국제아동탈취협약이행에관한법률’에서는 ‘총칙, 아동반환지원절차, 재판절차, 보칙’으로 항이 나뉘어 있는데 해당 법 개정을 통해 재판절차 다음에 ‘집행 및 본국반환절차’항을 추가하여 ‘집행 이후 아동보호 및 출국과정에 사용가능한 여권’ 등에 대해 세부적 내용을 추가 규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맺음말

   뒤늦은 감이 있지만 헤이그아동반환 관련 대법원 예규의 제정 및 시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어린 자녀들을 반환받게 된 바, 대법원 예규제정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유아인도 강제집행 과정에 ‘아동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는 국내 유아인도 사건에서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바, ‘유아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집행절차(재특 82-1)’규정 또한 신속히 개정해 주시길 요청드리며, 부모 이혼과 관련하여 일방 부모에 의한 ‘부모따돌림’현상으로 어린 자녀들이 상대방 부모에 대해 근거없는 두려움, 적대감을 보이고 있고, 이는 그 자체로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바, 부모따돌림행위를 주도하는 일방 부모의 양육권을 제약하는 등의 방안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검토를 해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이상의 이유로 유아인도 집행 현장 및 본국으로의 출국 과정에 확인된 문제점들을 알려드리오니 유사 사건에서 관련 불편함이 재발하여 아동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입법적, 정책적 개선을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끝.

                              2024.4.23.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 김재련